※아래는 <망경TV 인터뷰 기록집 - 문화복부인이 만난 문화상인>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출연 2021.07.02.) 40대까지 장사를 열심히 하다가 잠깐 쉴 때가 있었어요. 2010년이었죠. 쉬던 시절 내 인생에서 아주 큰 변곡점이 생기죠. 구채민 씨라고 그 형이 갑자기 저하고 버스킹을 한 번 해보자고 했어요. 그 위치가 어디였냐면 바로 망경동입니다. 중앙광장이요. 형이 그 길 건너편에서 카페를 하고 있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버스킹이 뭔지도 잘 몰랐어요. 그때를 계기로 공연을 계속 하게 되었죠. 지난 10여년 동안 버스킹이 없었다면 내 삶이 어땠을까 생각도 가끔 해요.
구채민 형도 노래하는 사람이고 나도 대학 때는 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했었어요. 경상국립대학교를 나왔는데 그때 그 형이 강변가요제 본선까지 올라갔었어요. 형이 같이 하자고 하니까 저도 다시 기타를 잡고 노래를 하게 되었죠. 버스킹을 하던 첫날 풍경이 너무나 지금 기억도 생생해요. 버스킹을 시작했던 곳이 망경동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 나오셔가지고 바람 쐬고 막걸리 한 잔 하는 그런 곳이었죠. 둘이서 장비를 메고 기타를 들고 주섬주섬 이렇게 장비 세팅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7080세대가 좋아하는 김광석 노래나 통기타가 어울릴 만한 곡들을 불렀어요. 할아버지 요청으로 트로트도 불렀죠.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합류하기 시작하면서 판이 커졌어요. 주변에 소문이 나고 사람들이 산책을 그곳으로 오기 시작하고 어떤 분들은 차를 타고 와서 기다리시기도 하고 우리가 없던 의자를 깔기 시작하고 장사하시는 분들이 모이기 시작하고 토요일 저녁이 되면 동네가 북적북적해지기 시작했죠.
초반에는 제가 좀 여유가 있었어요. 버스킹을 하려면 시간적 경제적 여유도 필요하거든요. 2010년대 중반 지났을 때까지는 재미있게 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개인적으로 시간이 안 나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이제 자주 못 나가게 됐어요. 근데 공연은 끊어진 건 아니고 2019년 정도 됐을 때는 분기별 정도로 경남 수목원에 간다든지 진양으로 간다든지 이제 공간적인 테마를 정해서 저희하고 같이 공연을 하는 친구들하고 와서 공연을 하고 그렇게 이어졌죠. 코로나 때는 아무래도 버스킹하기가 힘들었죠.
유등축제에 2011년부터 합류해서 공연을 했었어요. 매년 유등축제하는 시기가 되면 진주에 인디뮤지션 중에 합류할 수 있는 팀들을 취합해요. 그러면 작게는 10팀에서 많게는 한 20팀 이상도 출연할 수 있죠. 자기 앨범을 내고 공연하는 친구들도 있고, 또 커버 위주로 하는 팀들도 있죠. 아마 제가 모르는 팀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팀들을 조금 더 소개하고 공연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것이 버스킹이니까요. 집구석 방구석 연습실이 아닌 바깥으로 좀 나오게 하고 싶어서 자리를 만드는 것이 버스킹이기도 해요. 그리고 제가 여러 군데 말씀드렸는데 락페나 재즈 페스티벌도 있죠. 진주에도 재즈 페스티벌을 합니다. 락페는 다른 데서도 많이 하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거는 진양호에서 인디 페스티벌 같은 어쿠스틱 페스티벌을 하고 싶어요. 진양호에 가면 산책로도 좋고 숲이 좋아서 큰 음악회가 아니더라도 분위기가 좋을 듯해요. 이렇게 산책하다 보면 자그마한 공간에서 공연을 한다든지 아니면 1인 연극을 하고 있다든지. 그런 테마를 가지고 한 하루나 이틀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을 만들어 보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